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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쟁 by 신장섭 (2009.12) :: 2010/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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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 ![]() 신장섭 지음/청림출판 |
저자 신장섭 교수님이 쓰신 책 또는 칼럼의 주제를 딱 2 글자로 표현해보라면 '중용'이 아닐까 싶다. 사전적 의미로는 '지나치거나 모자라지도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라는데, 경제를 대하는 저자의 주관이 이 '중용'이 아닌가 싶다.
흑묘백묘
'흑묘백묘'라고 쥐잡는 고양이가 흰색이면 뭐하고 검은색이면 뭐하겠는가. 쥐 잘잡으면 그만이지. '현실 경제'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가장 좋은 경제학 이론은 '현실 경제'를 잘 이끌면 그 뿐이다. 그 뿌리가 시카고 학파면 어떻고, 케인즈면 어떻단 말인가. 하지만, 묘한 자존심 싸움인지 아니면 이론에 대한 확신 때문인지는 몰라도 계속 사람들은 편가르기를 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한다. 이런 현재의 한국을 향해 저자는 '중용'의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사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자유 시장에서 합리적 인간이 의사결정'을 한다는 전제로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이론들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처럼 철옹성 같지 않다. 모든 이론이 장점도 있지만 그에 따른 단점도 많다. 현실은 완벽한 자유시장도 아니거니와 합리적 인간은 컴퓨티 인간이 나오니 않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전제에서 부터 삐그덕 거린 이론에 결점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그런 결점 때문에 이론을 무시하고 지나치기보다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만 차용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5대 전제 ..
나름 요즘 통용되는 금융에 관한 여러가지 전제 중 저자가 5 가지를 뽑아서 정리했다. 이제껏 우리가 들어왔던게 100% 사실이 아니라고. 왠만한 이야기들을 다 이 전제들을 기반으로 시작했을텐데, 이게 틀렸다면 그 다음에 대한 접근은 수정이 불가피 할테다.
1. 투기가 펀더멘탈을 움직였다고? 천만에 펀더멘탈이 꼬리고 투기가 몸통이라네.
2. 돈이 신흥국으로 몰린다고? 천만에 돈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흐른다네.
3. 잘몬된 정책이, 사람들의 실수가 버블을 만든다고? 천만에 자본주의가 원래 버블의 역사라네.
4. 음모론, 그거 다 뻥이야? 천만에 음모론 중에 괜찮은게 실제 사실에 더 다깝다네.
5. 국가 경제, 숫자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천만에 투자자들은 자산가치에 관심있을 뿐이라네.
뭐 그렇게 틀린이야기도 아닌듯 싶다. 버블의 역사, 자본주의가 어디가는 것도 아니고, 음모론 중에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지 않던가. 단지 저자의 이야기처럼 그 많은 음모론 중에 진짜를 골라내야 한다는게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겉으로 들어난 '사실'이 '100%' 진실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될테다. (사족이지만 요즘 읽고 있는 '상식의 실패'에서 리만 브라더스 파산의 뒷이야기를 훔쳐보는 중이다. 역시, 여기도 음모론이 겉으로 알려진 사실보다 더 현실감있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어쨓든 이 전제 뒤집기를 바탕으로 저자는 '중용'이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중용 ..
전제가 부실한 상황에서 특정 이론만을 신봉해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5대 전제 뒤집기처럼 한국의 경제 현실을 제대로 뒤집어 놓고 살펴본 다음 한 가지 이론에 의존하기보다 (하나로 충분하다면 상관없겠지만, 아직 경제학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수준의 이론은 없는게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이론에서 가장 '실용'적인 결론을 끌어내는게 우리가 나아가야할 중용의 길이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자는 핵심적으로 3 가지 이슈만 언급했다. 이전 책에서도 어느 정도 이야기가 있었고 여기저기 칼럼에서도 읽어볼 수 있던 내용이라 새롭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시 읽어보면서 이런 경제정책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환율에 대해서는 100% 시장에 맡기거나 정부가 100% 통제하는 극단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싱가폴 정부처럼 '바스켓 제도'를 운영하는게 어떻겠냐는 충고부터, 산업과 금융 자본에 대한 중용, 중진국 발전의 중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왠지 '거봐 나 뭐랬어, 내 말 맞지?'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활용 ..
책을 덮으면서, 경제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되지만 그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능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 태어난건 정말 행운이다. 인터넷 덕분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석학/대가들의 의견을 몇권의 책, 몇 번의 클릭으로 접할 수 있다는건 대단한 행운이다. 그렇지 않았지만 자칫 수십년을 투자해야 겨우 도달할 수 있을법한 결론을 순식간에 훔쳐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모든 이론이나 지식들이 현실에서 다 유용한 것은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도자들을 보면 석학/대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석학/대가들보다 더 큰 결과를 만들어냈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문제는 활용하는 능력이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기준선에서 다양한 양질의 지식/이론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길러야할 능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전에 접하던 것과는 다른 한국 경제에 대해서, 패러다임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는 책이다. 강추!
P.S. 혹 책의 속 내용을 살짝 훔쳐보고 싶다면.. 미래전략 연구원 웹사이트를 추천한다. 책 내용 일부를 요약해서 칼럼 형식으로 연제 중이다~!
http://www.kifs.org/contents/sub3/trand.php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by 신장섭 (2008.10) :: 2008/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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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 ![]() 신장섭 지음/청림출판 |
과연, 기존 경제학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뭐라고 할까?
금산분리나 대기업에 대한 논조로 봐서는 시장 경제를 선호하시는 듯 하나, 막상 IMF에 대한 입장이나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보자면 약간은 좌파적 성향이 강하신 것 같기도 하고. 도저히 정체를 알 수 없어, '줏대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학문보다 실무를..
저자는 학부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사에 취직했다. 원래 유학을 준비중이었으나 실물 경제를 직접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에 유학을 접고 취직을 택했단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던 중간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싱가폴 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시다.
오락가락
이런 분에 대해, 감히 '오락가락'이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 앞서 이야기했다. 개별 주제에 대해서 각개 격파를 선택한 탓이다. 보통 시장 경제 쪽이면 '모든 답은 시장에 있다'로 밀어 붙여야 하는데, 저자는 그러지 않는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생각이 대표적이다. FTA,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살짝 까칠하신 면이 있다.
그렇다고 시장을 싫어하는 입장이라고 보기에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나 한국 경제 발전에서 대기업이 가지는 의의에 대한 입장 표명에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된다.
중도 ..
필자의 결론은 '중도'. 책 서문에서 저자가 스스로 자신은 '실용주의자', '제도주의 학파'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 걸 감안하고 읽어서 그런지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사실 저자는 매 주제에 대해 오락가락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우리가 접하는 정보 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기에 마치 저자의 주장이 우리 생각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보고 우리가 편견, 선입관으로 먼저 판단해 버린 탓에 그렇게 보인 것이다. 즉, 오른쪽으로 쏠린 사람에게는 왼쪽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중간적 입장을 유도하고, 왼쪽으로 쏠린 사람에게는 오른쪽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중간으로 유도한다.
IMF,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
책을 보면서 인상적이면서도 통쾌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IMF 체제, 그리고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에 대한 필자의 주장이었다.
사실 IMF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주제 파악을 못하고 과도한 부채, 외채를 끌어다가 과잉 투자를 하는 바람에 발생했다고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과 칼바람 부는 구조조정의 노력으로 IMF를 조기졸업했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사실 IMF체제로 간 것이 우리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우리 잘못이 없었다고 하지는 않는다.)
글이 좀 길어지겠지만 살짝 언급을 해보자면, IMF 이전에 우리나라에 막대한 양의 외국 자본이 유입되었었다. 보통 외국 자본 유입은 IMF 이후 뼈를 깍는 노력과 좋은 조건으로 많이 유치했다고 생각들을 하지만 실제로 IMF 이전에 상당한 양의 외국 자본이 국내에 유입되었었다.
그 돈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했었다.
이 부분에서, 과연 기업들의 당시 투자가 과잉투자였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볼 노릇이다.
실례를 들어보자면, 당시 과잉투자의 대표주자는 단연코 한보철강이었다. 국내 수요를 넘어선 투자라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은데, 올해들어 현대제철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한보철강이 현대쪽으로 인수되면서 지금의 현대제철이 되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이 이 당시의 '과잉'투자 덕분이었다.
현대제철이 중국의 성장과 함께 세계 철강재 수요 증가로 추가 투자를 결정하고 지금 당진에 고로를 건설중인데, 이거 준비하고 계획해서 실행하는데 이미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 즉, 중국 수요가 폭발하는 걸 보면서 투자를 시작하면 이미 늦은 이야긴데, 그 이전에 선투자를 했었기 때문에 중국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후반 국내 조선업체들이 야드를 확장했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사상 유례없는 조선업 시장에 호황이 찾아오자 그간의 부진을 모두 씻고 오히려 다른 업체들을 유유히 따돌리며 세계 1위에 등극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되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IMF가 발생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과잉투자보다 금융자본의 논리 탓이 컸다는 점이다. 투기 자본 탓이라고 할 수 도 있는데, 금융자본은 위험을 싫어한다.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즐겨하지만 조금이라도 손실 기미, 위험이 보이면 당장 탈출한다. 그래서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금융자본이 일순간에 말라버린 것이다.
아니면 최근을 보자. 요즘 엔화가 난리도 아니다. 그래서 엔화로 대출받은 기업들에 대해서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섰다고 한다. 아니면 KIKO로 위험에 빠진 흑자 기업들에 대해, 회생에 대해 고려하기보다 냉정하게 위험 회피를 위해 대출금 회수에 나선 은행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은 무슨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가?
사실 이번 경제 위기에 대해서 좀 불안한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너무 투자를 안했다. 물론 대기업들은 했다. POSCO는 베트남, 인도는 물론 국내에서도 공장, 설비 늘렸다. 석유화학 업체들? SK에너지 고도화 설비 투자했다. S-Oil도 한다.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하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들에게는 그런 막대한 투자가 가능한 유보자금이 없다. 외부에서 충당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금융 자본들은 IMF 이후 철저히 소비 대출만 해왔다. 부동산 대출해주고, 아니면 카드 발행해서 개인들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든. 반면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너무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며 금산분리 폐지를 통해 산업자본을 키우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무작정 폐지하자는 건 아니고, 우려하는 바들에 대한 규제를 고려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합쳐진 가운데, 실력있고 정직한 사람이 운영을 하게 되면 얼마나 큰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책을 덮으면서 '역지사지'를 떠올렸다. 경제학자이면서도 꼭 경영학자 같은 저자. 자기 주장을 기준으로 다른 입장을 판단하고 결론짓기 보다 한걸음 물러서서 입장을 바꿔가며 생각해보고 중간적 입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모습, 아니 그럴 수 있는 실력과 지식이 부러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신 선입견이나 편견은 버리고.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책을 집어던지지 말고, 잠시 내 생각, 내 주장을 내려놓고 저자의 주장과 생각에 따라 글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자기 생각으로 돌아와서 가장 좋을 것 같은 답을 찾기 바란다.
지금 한국 경제는 어려운 위기에 봉착했다. 요즘 경제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중인데, 그 중 금융자본의 과도한 소비 대출로 인한 부채 문제와 기업들의 투자 실종을 두고 걱정이다. 이런 때 일수록, 서로 신경이 날카로와져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 쉽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우리가 갈길이 너무 멀다.
그러기에 이 책 저자의 주장처럼 이제까지 우파, 좌파로 아니면 친 시장인지 친 정부인지로 양분했던 경제의 패러다임을 실용적이고 창조적인 결론을 위해 과감히 깨부수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